주요내용: 민족의 대명절 추석날인데 진양기맥을 시작하러 짐덩어리를 차에 싣고 집을 나섭니다. 지난 날 부모님 살아생전엔 열서너시간을 길에서 보내며 고향땅을 찾아 갔었는데 어느덧 세월이 흘러 고향땅은 이제 남의 땅처럼 되어 버렸는지 간혹 가 보아도 정붙일 곳이 없습니다. 진양기맥은 백두대간 남덕유산에서 갈라져 나와 진양호에서 그 맥을 다하는 약 160여km의 산줄기입니다. 들머리인 영각사까지 접근하는 방법으로 서상으로 전날 내려가서 자고 이른 새벽에 택시로 이동하려 했으나 숙박시설이 영 안좋다는 평판에 택시도 믿을 수 없다고 하는지라...... 그럼 좀 멀더라도 장계에서 자고 육십령을 넘어 택시로 영각사로 이동할까도 생각해 보지만 영 자신이 없습니다. 이런저런 궁리를 하다가 결국은 첫구간만 자차를 이용하기로 하고 전날 오후 늦게 집에서 출발해 영각사에 도착하니 밤 열시가 넘어갑니다. 산행거리가 길고 중간에 끊기가 고약한 지라 바래기재까지 한번에 가기위해 새벽 일찍 일어나 4시20분에 산행을 시작합니다.
영각사 하늘위의 보름달밤 10시30분에 영각사 공원입구에 도착하여 탁배기 한병 축내고 새벽을 기다리며 차내에서 새우잠을 잡니다영각재 올라가는 입구. 04시 20분에 산행시작영각사 버스정류장영각사 버스정류장의 시간표영각사 입구버스정류장에서 약 500여m 들어가서 있는 탐방지원센터 04:30 통과영각재까지 오르는 구간은 몹씨 가파르면서거의 너덜구간입니다. 너덜구간을 통과할 때는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자칫하다 발목이 삐끗하는 날에는 그대로 하산에다 한동안 산구경을 못하는 처지에 놓일 수가 있으니까요. 어두운 새벽길에 조심조심 오르다보니 힘이 배로 듭니다.남덕유산 2km 지점부터 가파르게 올라가다가 계단을 오르면 영각재입니다. 서서히 먼동이 터오기 시작하고 (05:42)영각재.남덕유산까지 900m. 짐덩어리를 숲속에 던져놓고 카메라와 챙긴다음 작대기는 짚고 갔다오기로 하고 남덕유산으로 오릅니다 05:44남덕유산으로 오르는 철계단은 길게 이어집니다. 오르는 철계단 옆으로는 초가을 산국화꽃(구절초)이 한창입니다동트기 직전. 06:01중봉백두대간 덕유산 능선. 아름답게 보이는 풍경이지만 대간길 한겨울에 걸어갔던 길은 왜 그리도 힘들었던지...... 너무도 아름다워 한없이 바라보면서 언제 내가 저 능선을 갔었는가 생각해 봅니다.
저 멀리 가운데 오른쪽으로 지리산 천왕봉이 보입니다. 남덕유산 정상에서 천왕봉까지 직선거리를 재어보니 48km정도 나옵니다중봉
남덕유산 일출. 06:07중봉남덕유산 정상남덕유산 1507m서봉(장수덕유산)할미봉. 백두대간 했던 어느해 한겨울 육십령에서 서봉으로 오르면서 할미봉을 내려올 때 눈길이 얼어붙어 얼마나 고생을 했던지......멀리 장쾌한 지리산 능선이 펼쳐지고가야할 진양기맥 능선들이 만만치 않습니다당겨보는 지리산 천왕봉아래 오른쪽 할미봉에서 육십령을 넘어 깃대봉을 지나 지리산쪽으로 백두대간 능선 이어집니다삿갓봉 넘어로 백암봉 향적봉이 이어집니다삿갓봉, 무룡산, 백암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덕유산 주능선
남덕유산 정상에 있는 이정목서봉덕유산 주능선 조망이 너무 아름다워 자꾸 눈길이 갑니다가야할 기맥능선 칼날봉, 월봉산정상석 뒤로 덕유산 주능선정상에서 뒤돌아본 영각재 쪽. 철계단봉 바로 왼쪽이 칼날봉, 그 뒤로 월봉산, 오른쪽은 기맥에서 벗어나 있는 황석산중봉. 저런 철계단들을 타고 암봉을 넘고 넘어 남덕유산으로 오릅니다가야할 남령을 지나 칼날봉 월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조망됩니다오른쪽 멀리 천왕봉칼날봉 월봉산 금원산 기백산이 차례로 보입니다. 어느 세월에 저기까지 가려나......야생 산국화내려다본 가야할 기맥능선 1361봉 뒤로 금원산 기백산이 보입니다남덕유산에서 다시 영각재로 내려와 짐을 챙겨메고 금줄을 넘어 남령으로 향합니다. 영각재에서 남령까지는 출입금지구역입니다1361봉에서 뒤돌아본 남덕유산남덕유산 원경하봉. 여기서 남령으로 내려갑니다남령까지는 개방된 등산로가 아니라서 온전한 길이 아닙니다
영각재에서 넘어온 능선들할미봉칼날봉, 뒤로는 월봉산남령 내려가는 길에 산죽과 잡풀이 상당히 우거져 있습니다1013봉. 여기서 칼날봉 조망이 멋들어지게 보입니다
남덕유산에서 지나온 기맥능선들가운데 멀리 남덕유산이 보입니다
남령 날머리
남령. 저리로 쭈욱 내려가면 영각사가 나옵니다남령. 월봉산 들머리. 여기서 부터 기백산까지는 등산로가 잘 나 있습니다. 계곡엔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물도 풍부하고요. 여기서 월봉산을 지나 수망령까지는 7km정도 되는데 수망령에 식수를 구할 수 있다고 해서 그냥 갔는데 물줄기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남령에서 본 영각사쪽지나온 기맥 능선들. 남덕유산이 아주 멀리 보입니다새 것과헌 이정목이 나란히 서 있는데 사람이 고물이라서 그런지 헌 것에 더 정이 갑니다멀리 남덕유산남령 고갯길칼날봉 위용저 암벽을 넘어서 가는 길도 있는 것 같았지만 몸도 지치고 시간이 생각보다 지체되어칼날봉을 왼쪽으로 우회해서 갑니다우회해서 오르면 칼날봉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습니다. 칼날봉으로 직접 오는 길이나 우회해서 비켜가는 길이나 몹씨 가파라서 그것이 그것인 것 같네요뒤에서 본 칼날봉과 멀리 남덕유산칼날봉에서 이어지는 월봉산 능선입니다. 한없이 멀어 남령에서 시작해 칼날봉을 우회해서 월봉산으로 이어지는 길은 3.7km인데 너무나도 힘들어 여러번을 쉬면서 올라 갔습니다월봉산 가는 길에 군데군데 바위구간을 통과하지만 그리 위험하지는 않습니다멀리 월봉산
독수리 2마리가 마주 보는 것 같은 바위덩어리를 당겨보고뒤에서 본 칼날봉
가는 길에 억새가 우거진 곳은 거의 폐헬기장으로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멀리 육십령 고갯길이 보입니다
월봉산 정상이 가까이 보입니다
또 다시 독수리 형상의 바위를 만나고
월봉산 1279m월봉산에서 본 지나온 남덕유산 조망저 먼 산이 황석산인지 거망산인지.....?
큰목재. 거망산 갈림길가파르게 내려가면 수망령에 이릅니다수망령. 용추계곡에서 황점으로 이어지는 고개인데 추석 연휴라서인지 왕래하는 차량이 상당히 많았습나다. 어디 물 나오는 곳이 있다는 데 둘러 보는 것도 힘들어 이쪽저쪽에서 올라오는 운전자들에게 물어봐도 물은 없었다고 합니다. 수먕령 정자에서 10여분 쉬었다가 금원산으로 오릅니다수망령에서 금원산으로 오르는 들머리 계단
금원산 오르는 계단길
금원산 1353m. 정상석 뒷면에 여러 사연들이 적혀 있는 돌글씨가 있는 데 너무 길어 읽다 말아 버립니다. 무슨 내력을 적어도 간단히 써야 보는 사람 눈에 얼른 들어 올 것인데 책 두어페이지 분량은 써져 있는 것 같았습니다금원산에서 기백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걸을 만한 길입니다. 1200m가 넘은 능선길을 3~4km이상 걸을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입니다
가방에 든 것도 별로 없는 데 왜 이리 무거운지..... 빵 한개에 커피로 점심을 대신하고 메고 온 밥덩어리는 숲속으로 산짐승 먹이로 남겨 놓아 버려도 여전히 짊어진 어깨는 무겁기만 합니다
지나온 헬기장 넘어의 금원산
지나가면서 당겨본 금원산 정상
정자를 만나 오른쪽으로 올라갑니나
고산지대의 풍경이 펼쳐지는 능선길을 지나갑니다
이리로 내려가면 유한청폭포란 곳으로 내려간답니다여기 정자아래 의자에서 20여분 쉬었다 갑니다. 신발 벗고 양말 벗고 누워 버리니 신선이 따로 없을 것 같이 편합니다. 이 임도가 수망령으로 이어지는 것 같지만 그 흔한 차량이 없는 걸 보니 입구에 차단기가 있을 것 같네요쉬었다 기백산 쪽으로 오릅니다수망령으로 내려가는 임도길막다른 임도에는 이런 시설이 있는 데 무슨 용도인지?
기백산 못 미쳐 있는 봉우리인데 "누룩덤"이데요.누룩덤(책바위)기백산 가는 길에는 이런저런 기암괴석이 많습니다누룩덤에서 본 지나온 남덕유산 조망
기백산 가는 길에 여러 멋들어진 바윗덩어리들이 줄지어 장관인데 이름 붙여진 돌덩어리가 없으니 달리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기백산 1331m
기백산에서 본 지나온 기맥 능선조망기백산에서 부터 바래기재까지 정신 차려서 가야합니다
여기가 "기백평전"인가? . 그냥 진양기맥 가는 길이라 하고 전진합니다바래기재까지 가는 길이 거의 8km가 되는 데 갈림길이 여러군데 있습니다
여기서 이 푯말을 만나면 뒤로 돌아가서"고학마을"을 확인해야 합니다. 고학마을로 가는 길이 기맥길입니다가는 길 내내 길은 편한 길은 아니지만 이리저리 둘러보면서 가면 바래기재까지 갈 수 있습니다
뒤돌아본 기백산이 바위를 만나면 오른쪽으로 가야 합니다
내려가는 길 군데군데 헬기장이 있는데 차라리 없는 것이 낳을 것 같이 억새로 우거진 잡풀 투성이입니다
이정목 역시 거의 밥값을 못하고 잡풀속에 묻혀 있건만 뭐하러 세워 놓았을까요?
둘로 쪼개진 바위를 만나고
날머리입니다
날머리인 바래기재" 암소한마리식당". 바래기재에 도착하니 오후 5시를 넘어 13시간이 더 걸렸네요. 애당초 영각사로 돌아가는 길을대중교통을 이용하려 했는데 서있기 조차 힘드니 어찌할꼬, 서둘러 안의택시를 불러서 영각사까지 갑니다.(34000원) 18시30분에 영각사에서 출발해 서울로 올라오는데 추석뒷날이라 대전을 지나니 차들이 엄청 밀립니다. 잠은 슬슬 수시로 오지, 가다 멈추다 쉬다를 반복해 집에 도착하니 자정이 되어 갑니다. 계획은 오늘 내일 이틀 2구간을 하려고 내려갔는데 가망이 없는 일. 2구간은 커녕 1구간도 겨우 끝냈습니다